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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흔적

2017.10.22 07:41

관리자 조회 수:241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인지 유명한 관광지를 가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낙서를 하고 떠납니다. 그곳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곳을 다녀보면 그곳에 꼭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바위를 파서 새겨 놓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욕망은 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한국 관광객이 일본의 유명한 관광지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써놓고 가서 해외 토픽에 나왔습니다.

 

한국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름을 남기려는 시도는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지워지고 또 쓰고, 지우고 또 쓸 뿐만 아니라 영원히 변치 말자는 사랑의 맹세로 유명한 관광지마다 자물쇠를 잠그고 서로의 이름을 적고 열쇠를 버림으로 자신들의 약속이 영원히 갈 것처럼 기록해 놓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서울의 남산만 가도 이러한 열쇠로 빼곡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우리는 어떤 흔적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떻게 흔적을 남길 것입니까? 예수님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짊어지셨던 십자가의 사랑이 예수님의 흔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이 물리적이고 인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 노력했다면 예수님은 그런 노력으로 삶의 흔적이 남긴 것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사랑과 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지심으로 하나님께로 가는 길을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그 귀한 사랑을 기억하면서 오늘도 구원을 얻고 믿음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떠나고 나면 남는 것은 그 사람의 이름 석 자이지만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되는가가 더욱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런던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영국 성공회의 교회입니다. 이곳은 유명한 사람들의 대관식이나, 영국 사회나 세상에 유익을 끼친 사람들이 묻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곳을 구경하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한 부자가 그곳에 들어가기를 너무 열망한 나머지 많은 돈을 기부하고 그곳에 자신의 관을 세로로 세워서 묻혀 있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그곳에 들어가면 영광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그 반대로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곳을 구경하는 사람마다 돈으로 그 명예를 살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라는 비웃음과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Ben Johnson 그 사람의 이름이 회자 될 것입니다.

 

사람이 떠나고 나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사랑의 흔적입니다. 누군가를 섬겨주고 사랑하며, 희생했던 모습이야 말로 가장 아름다운 흔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은 고 박선옥 사모님 2주기 추모 주일입니다. 박근서 목사님과 함께 1972년 우리교회를 개척해서 사역의 주체가 되어 교회의 구석구석을 쓸고 닦고, 많은 성도님들을 섬기셨습니다. 제가 부임하던 때부터 연세가 들어서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새벽기도와 목장에 한번 빠지지 않고 참석하셨습니다. 우리교회가 이만큼 성장하고 사역할 수 있었던 힘은 사모님의 희생과 섬김의 열매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고 가신 사모님을 다시 뵐 수 없지만 이제 주님이 부르시는 그날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 오늘을 기억하며 영원히 주님을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돌아가시면서도 부활에 대한 분명한 증거를 남기고 아름다운 흔적, 신앙을 물려주고 가신 사모님 감사합니다. 우리도 인생의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도록 남은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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