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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집시 변성붕 1
2016.01.31 20:44
불가리아 비딘으로 가는 길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암스텔담을 거쳐 불가리아 소피아에 비행기가 기착했습니다. 이미 밤을 새워 비행기를 20시간을 탔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소피아에서 4시간이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소피아에 도착한 오후 짧은 시간을 내서 함께 오랜만에 소피아에 있는 한국식당에 들려 김치찌개랑 삽겹살을 시켜놓고 신학교 일학년 때 잠시 학창생활을 함께 했던 동기 변성붕 선교사와 함께 34년만에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신학교 시절 만난 후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는 자리, 어색할 것 같았던 만남이었지만, 그는 좀 통통해졌지만 으레 사람 좋아하는 모습은 전혀 변함이 없었습니다. 넉넉한 몸매를 이리저리 흔들리며 연신 행복한 웃음지며 함께 기쁨에 겨워 “상래야!”를 연발하며 집시 선교사로 살아온 15년 사역을 쏟아냈습니다.
한국인 200명밖에 살지 않는다는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서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며 연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그에게는 우리가 누리는 김치찌개 하나도 일 년에 몇 번 먹을까 모르는 호사였습니다.
불가리아 소피아는 온통 눈 세상이었습니다. 도착하기 며칠전 내린 눈으로 길거리와 지붕들 높이 하얀 눈꽃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하루 전만 해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더운 열기에 땀을 흘려가며 복음을 전했던 세상이 겨울나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길가에 수북히 쌓여 있는 눈, 사방을 둘러봐도 하얀 눈으로 변해 있는 소피아에서 변성붕 선교사가 사역하는 비딘까지는 아직도 4시간이나 더 버스를 타고 가야 합니다. 25일 월요일 오후 5시 30분 비딘까지 가는 마지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좁은 버스좌석이었지만 바로 옆에 앉아 비딘까지 가는 동안 친구를 만난 행복에 들떠 혼자 살면서 수북히 쌓아놓은 선교사의 고달프고 행복한 감정을 하나하나 꺼내 놓습니다. 함께 다녔던 대전 침례신학대학의 이야기, 목동시절 친구들 이야기, 김치찌개 이야기.... 마치 둑 터진 댐처럼 쉴 새 없이 기쁨의 말을 쏟아 놓습니다. 그의 말을 자르거나 막을 틈도 없이 끊임없이 쏟아집니다.
변성붕 선교사는 학교 다닐 때 그리 학교에 충실하지 못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삼수를 해서 들어온 신학교지만 그는 대학의 자유를 만끽하며 탈춤을 배웠고, 당시 세류에 휩쓸려 데모대에 앞장서는 데모꾼이었습니다. 시를 쓴다고 낭만을 외쳤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습니다.
일학년이 끝나고 그는 군대에 갔고, 저는 그대로 졸업을 하고 대학원을 나왔기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오랜만에 들려온 소문에는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에 실패한 후 서울역 노숙자가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려왔습니다.
그를 일으킨 것은 어머니의 기도였습니다. 전도사님이셨던 어머님께서 속 썩이던 막내아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셨고, 돌아가시면서도 아들 성붕을 위해 14평짜리 아파트를 유산으로 남겨 주셨습니다. 막내아들 성붕은 오랜 노숙자 생활 끝에 믿음을 회복했고, 15년 전에 그 아파트를 팔아 러시아로 선교를 떠났던 것입니다.
그곳에서도 10년동안 사역 후 빈손으로 다시 집시를 찾아 불가리아 한국 침례교 선교사가 하나도 없는 곳을 찾아 떠났습니다. 집시처럼...비딘을 택한 것도 선교사가 아무도 없다고 해서 자원한 곳이랍니다. 38000명이 살고 있는 불가리아 10번째 도시 비딘, 그곳 경제를 담당했던 타이어 공장도 폐쇄되었고, 인구도 점점 떠나서 8만명이었던 도시가 반으로 줄어들고 있는 그 도시에 집시들이 흘러 들어와 살고 있었습니다. 15000명 집시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동양사람도 한 사람밖에 살고 있지 않는 그곳에 선교사로 들어갔습니다.(다음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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