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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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에 맞지 않아도
2017.02.26 16:32
매번 선교를 갈 때면 효율을 따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 60여명 어른들 20여명 등 80명을 섬기기 위해서 이번에는 23명이 선교를 떠났습니다. 한 끼 식사를 잘 섬겨 주고 오는 일인데 이렇게 많은 숫자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늘 듭니다.
효율만 따진다면 밥 잘 하는 사람 다섯 명만 가서 섬기고 돌아와도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네 차에 나누어서 차를 타고 다녀오는 그런 번거로 움도 없고, 그곳에 가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도 없게 될 것이고, 모든 것이 합리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효율 면에서 본다면 많은 사람이 가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으로 느껴집니다.
성도님들만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 우리교회의 모든 사역자들이 다 출동을 했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영어권의 김요셉 목사님, 장수영 전도사님, 제이슨 전도사님 등 모든 사람들이 하루 동안 멕시코 선교에 동참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생각이 들수도 있습니다. 어린이 사역을 하시는 장수영 전도사님 한 분만으로도 일적인 면에서 보면 충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도 설교하는 것을 지켜 봐주고, 런치 백 만드는 것 옆에서 격려해 주고, 사진 찍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 주는 것 정도였습니다. 설교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하는 일도 없는데 가서 그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토요일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그리 생산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스물 세 명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돈도 많이 들어갑니다. 자동차 네 대의 기름 값이며, 오고 가며 먹는 음식 값이며 그 외에도 보이지 않는 것도 많이 투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선교를 가는 사람들 모두 스패니시를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쪽 사람들이 한국말을 하거나 영어를 하는 사람도 하나도 없습니다. 이렇게 선교하러 간다고 하면서 준비된 것도 없어 보이고, 딱히 이것이 선교다라고 이야기 할 거리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더구나 그곳 사역자는 이미 몇 번의 일들을 통해서 저에게 믿음을 져버렸습니다. 사실 그곳 사역자를 생각하면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곳에 가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바로 어린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소외되고, 마약과 술에 중독된 편부모들이 살아가는 프로그레소 가난한 마을의 어린 꿈나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가는 것입니다.
기대치를 져버리는 사역자에게 속이 상해 가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발걸음을 옮긴 것은 바로 그 어린 영혼들의 맑은 눈동자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가지 않으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부담 때문에 알면서도 다시 발걸음을 띠게 된 동기입니다.
비효율적이고, 이치에 맞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나눠 주면서 행복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아이들의 손을 닦아 주면서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닦아 주었던 그 세족식을 생각했고, 그들에게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맛있는 빵 하나에 행복해 하는 그들 모습 속에 함께 행복했습니다.
복음을 듣고 액자를 만들어 냉장고에 액자를 부치는 행복한 소녀의 모습 속에서 그 웃음에서 그 많은 부정적 생각을 사라지고, 참 잘 왔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하나님은 하나밖에 없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아들을 우리를 위해 친히 이 땅에 제물로 보내셨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보내신 것입니다.
복음은 어차피 세상의 이치로는 이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어떻게 세상의 이치로 측량할 수 있겠습니까?
이곳에 선교하러 가는 것이 늘 흔들리는 갈대처럼 왔다 갔다 하지만 이치에 맞지 않아도 아이들 때문에 다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10년 섬기다 보면 아이들도 자라겠지요. 그곳도 변하겠지요.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고 하나님의 꿈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그곳에 우뚝 선 나무처럼 큰 그늘이 되겠지요. 그렇게 하나님 주신 마음을 붙들고 다시 한 번 계속 가기로 마음을 고쳐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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