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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을 회복하자
2014.07.31 16:30
여름철 뜨거운 날씨처럼 옛날 여름방학이 돌아오면 신앙의 각성을 위해 수련회로 여름을 지냈던 때가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환경이 좋은 수양관도 없었고, 허름한 산자락의 기도원이나 혹은 바닷가 시골 교회라도 간다면 더없는 호사스런 수련회였습니다.
모든 것이 다 부족한 시절이었습니다. 잠도 비닐 텐트에서 자야했습니다. 한낮 찌는 듯한 더위를 참고 견디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대한 사모함으로 그 더위를 이겼던 것 같습니다. 개인차량도 없어서 기차 혹은 버스를 타고 지금이면 한 시간도 안 걸릴 곳을 10시간에 걸려 산으로 들로 수련회를 떠났습니다. 식사를 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수련회를 인도하면서 섬기겠다고 따라오신 집사님들이라도 계시면 좀 나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때에는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밥을 하면서 수련회를 섬겼습니다.
잠자리도 불편했습니다. 한 밤중 비라도 오면 군용텐트를 뚫고 내리는 빗방울을 받아 내기 위해 그 밤을 온통 물 받다 밤을 새곤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혈기왕성한 청소년들을 돌보고 놀지 못하게 한다고 모두 잠을 재우고 불침번을 서다 보면 그 긴 밤이 짧게 지나가곤 했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오늘날처럼 빔 프로젝트도 없었고, 전기도 없어서 카바이드 불을 켜서 수련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모기와의전쟁은 덤이었습니다. 수련회 핸드북을 만들기 위해서도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등사지에 철필로 긁어서 손에 검은칠 해가며 핸드북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부족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수련회를 떠난다는 것이 그렇게 좋았습니다. 물론 여행한 번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여행을 겸한 수련회였지만 함께 기도하면 천막이 들썩들썩 찢어질 것 같은 큰 소리로 주여! 부르며 은혜를 사모했습니다.
수련회 때 마다 어떤 친구는 방언을 받았고, 어떤 친구는 입신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령을 체험한 후 주님의 종이 되겠다고 신학교로 인생의 방향을 새롭게 정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수련회를 떠났던 것이 고등학교 3학년 여름 수련회였습니다. 친구 안준호의 꼬드김과 부탁으로 떠난 그 수련회에서 제가 그렇게 성령을 체험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방언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제가 그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갑자기 저의 모든 죄가 깨달아졌습니다. 하나님 앞에 잘못 살아온 자신이 부끄럽고 창피했습니다. 하나님의 찬양하는 입술로 세상 노래를 부르고, 팝송을 불렀던 것이 창피해져서 그동안 모았던 레코드판을 모두 쓰레기통을 버렸습니다.
밥을 먹는 것도 늘 감사함 없이 먹었는데, 주님께서 주신 음식이라고 생각하니, 먹을 수 있는 것도 감사했고, 먹고 난 다음에도 감사했습니다. 친구를 돕기 위해서 온 것이지, 수련회를 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던 제가, 저를 그곳에 데려온 친구가 그렇게 감사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인생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고 주님의 종으로 헌신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벌써 그 여름이 36년째를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성령께 이끌려 목사가 되고, 또 미국에 와 목회를 한지 18년째가 되는 해를 맞이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일이 어제 일어난 것같이 마음이속에 은혜가 솟아오릅니다.
지금 환경도 좋아졌고, 차도 생겼고, 컴퓨터도 생겼고, 에어컨이 생겨서 모든 환경이 더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때 가졌던 첫사랑, 주님을 위해 헌신했던 그 첫사랑은 점차 사라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더울수록 변함없이 은혜를 내려 주시는 하나님께 더 뜨거운 은혜를 사모하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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