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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2월 8일 '목자의 눈물'(관리자)
2012.08.13 03:49
목회자 컬럼
목자의 눈물
이상래 목사
사명을 받는다는 것은 곧 주님께 은혜 받은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교회는 다녔지만 주님을 몰랐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 수련회를 통해서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십자가를 지시고 내 모든 죄를 용서해 주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나 같은 죄인을 위해, 내가 무엇이관대 이러한 큰 은혜와 사랑을 베푸셨는가 하는 감사함과 죄송함을 갚을 길이 없어 신학교에 등록했습니다. 남은 생애를 주님을 위해 살겠다고 헌신을 했던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제가 헌신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먼저 나를 위해 헌신했던 것임을 그 후에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섬긴다고 사역자의 길로 벌써 21년째를 맞이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님께 죄송함만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한 목자님이 찾아왔습니다. 목장을 섬기는 어려움을 나누면서 많은 아픔이 마음속에 전해져 왔습니다. 자신도 시간이나 환경적으로 어렵고 힘든상태인데 목원들이 필요로 할 때마다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모습에 지친 것입니다. 첫 부탁할 때 섬김은 감사함으로 시작하지만 그것이 두 번, 세 번 지나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당당함에, 자신이 건강할 때에는 이해가 되는데 몸이 아프고 힘들 때에는 너무한다는 마음이 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목자님의 말을 듣다 저도 너무 힘들어서 함께 울었습니다. 그분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다 저의 잘못처럼 느껴져 왔기 때문입니다. 어줍잖은 충고를 했습니다. 목자님! 너무 힘들어 하지 마시고 사역을 나눠서 하십시오. 계속해서 사역을 혼자 짊어져 가시면 목자님도 계속해서 힘들고 목원들도 성장할 기회가 없어지고, 축복받을 기회도 없어집니다.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는 이야기고, 또 타당한 말이지만 어디 현실이 그렇습니까? 혹시라도 갓 시작한 믿음 상처를 받을까봐, 중간에 목장 안나온다고 할까봐 애지중지하면서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이 목자와 양의 관계인 것을.....
한 시간 남짓 눈물 뿌리며 아픈 몸 때문에 힘들어 하면서도 주님께서 위로해 주신 사역의 기쁨을 나눴습니다. 어렵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주님을 몰랐던 목원들이 많이 변화되었고, 주일을 지키게 되었고,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간증이었습니다. 목원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목원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감싸 안고 섬기는 목자님을 보면서 우리교회는 참으로 좋은 교회임을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한 기간 남짓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고는 목자님은 말했습니다. “목사님 이제는 됐습니다. 마음이 후련해 졌습니다. 다시 잘 섬겨야지요”하면서 목양실을 나가는 목자님의 뒷 모습에 눈시울이 젖었습니다. 아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 때문에 감사하며 행복한 모습을 발견하며 먼저 받은 사명 때문에, 주님의 은혜를 체험한 이유 하나 때문에 섬김을 삶을 살고 있고, 섬기다 지쳐 쏟아 놓는 그 눈물,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