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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3월 8일 파나마 김치(관리자)

2012.08.13 03:53

관리자 조회 수:2125

목회자 칼럼

파나마 김치

이상래 목사

파나마사람들도 김치를 먹나요? 정답은 그렇지 않습니다. 파나마는 열대지방이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배추가 재배되지 않습니다. 고추는 있지만 김치를 만들어 먹지는 않습니다. 파나마 인구는 400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땅은 매우 커서 우리나라의 면적과 거의 같거나 조금 큽니다. 그들은 주로 옥수수를 재배하고, 콩과 바나나를 재배합니다. 고광철 선교사님이 사시는 치리키 주는 바나나 재배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중국 사람들이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파나마에 들어와서 그곳에 쌀을 재배하고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다른 중남미와는 달리 쌀을 주식으로 먹는다는 것이 다릅니다.

열대지방이다 보니 폭우도 많이 쏟아지는데 올해에는 특히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선교사님이 계신 곳에도 하천이 붕괴되어서 1500평정도가 떠내려갔습니다. 잘 가꾼 화초들과 제방들이 유실되고 선교사님 댁까지도 지반이 침수되고 수리해야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일부는 부서지기도 했습니다. 수해 복구가 되고 있는데 삽이나 곡괭이 같은 도구로는 이러한 피해를 복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에도 산사태가 나서 대문도 부서지고, 쓰러진 나무로 도로가 막혀 오도 가도 못 하기도 하고, 휩쓸려 내려오는 물과 함께 토사가 내려와서 선교원을 덮어 버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특별히 더 심했습니다.

이런 어려운 소식을 듣고 파나마 목장에서 선교사님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김치를 담아 바자회를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목요일 배추를 사다 절여 놓고, 토요일 아침부터 김치를 담았습니다. 처음 김치를 담는 분도 계셨고, 일찍부터 하루 쉬는 토요일 아침 남편에게 자녀들을 맡기고 와서 돕는 목녀님도 있었습니다. 토요일 오전이면 으레 산을 가던 일을 하지 않고 교회에 와서 김치 담는 일을 돕는 목원도 있었습니다. 예수 믿고 난 후 처음으로 선교사님을 돕는다는 일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와서 도와주는 성도도 계셨습니다. 김치 병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사람, 깨끗이 씻긴 배추를 옮겨주는 사람, 배추에 빨간 속을 넣어 맛있게 버무리는 사람 등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되어서 김치를 담다 보니 사랑과 믿음이 담뿍 담긴 맛있는 파나마 김치가 되었습니다. 만들어진 한 포기 한 포기에는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선교지를 돕고자 하는 따뜻한 정성과 믿음이 담겼습니다.

토요일 주말 아침을 주님께 헌신한 여러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맛있게 만들어진 김치가 주인을 기다립니다. 여러분 모두가 주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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