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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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는 자라야 보입니다.
2016.05.29 16:55
교회 안에 오렌지 나무가 두 개 있습니다. 지난봄에 오렌지 꽃이 아름답게 피었을 때 올해는 참 많은 열매를 맺겠구나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가지마다 향긋한 오렌지 꽃향기가 가득 교회의 뜰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냈기 때문입니다. 작은 나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가지도 많이 자랐고, 줄기도 제법 굵어져서 언제 열매를 맺게 되나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꽃이 피고난 후 몇 주가 지난 후 오렌지나무를 살펴보러 갔더니 그곳에 꽃이 피고 난 자리에 참 많은 열매들이 알알이 맺혀 있었습니다. 오렌지나무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나무는 가지도 작고 줄기도 연약한데 꽃이 핀 자리에 열매를 맺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염려가 앞섰습니다.
만일 꽃이 핀대로 열매를 맺는다면 첫째는 나무가 작기 때문에 수백 개의 열매를 맺기도 전에 나무 스스로 가지가 부러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심은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뿌리도 약해서 그 많은 열매를 공급할 수분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열매를 맺을 준비가 다 되어져 있지 않은 것을 보았습니다.
꽃이 아무리 많이 폈어도 가지와 줄기가 준비되지 않으면 그것이 다 열매가 될 수 없음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나무크기에 알맞은 숫자로 열매 맺는 것이 나무에게는 더 축복인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몇 주가 지난 뒤 나무를 살펴보니 나무에 달렸던 작은 오렌지 열매들이 다 떨어졌습니다. 열매를 맺었던 그 나무자리에는 흔적만 남아 있었습니다. 아무리 오렌지 나무를 살펴봐도 열매를 맺어가는 그 작은 열매가 없었습니다. 겨우 한 개만 달려 있는 것을 보고 허탈했습니다.
며칠 전 오렌지 나무를 지나가는데 저 멀리서 작은 녹색 오렌지가 몇 개 달려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갈 때에는 열매가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자세히 바라보니 그곳에 제법 오렌지 형태를 갖춘 오렌지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오렌지처럼 노란 색이 아니어서 언뜻 발견하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어느 정도 자랄 때가지 열매는 색깔이 없습니다. 녹색입니다. 녹색이어야만 아기 오렌지는 보호를 받습니다. 잘 눈에 띄지 않아야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렌지는 색깔이 오렌지여서 눈이 쉽게 띄고 새나, 혹은 사람들의 손을 타서 자랄 수 없기 때문에 녹색으로 만들어 놓으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열매는 익을 때까지는 색깔이 나뭇잎과 똑같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영혼의 열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 들었습니다. 우리 눈에 보기에는 열매도 없고, 자라지도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 때가 되면 숨어 있던 열매들이 자라서 분명 노랗게 자신의 색깔을 자랑하며 드러낼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오렌지의 나무에 알맞게 열매를 조절해 주신 것처럼 영혼의 열매도 각자의 형편과 처지에 맞게 열매를 맺게 해 주실 거라는 기대가 다시 생겼습니다.
내가 보기에 열매가 보이지 않고 다 떨어진 것 같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 열매가 자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신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동안 기다렸던 김종철 선교사님이 방문하셨습니다. 선교보고를 하시면서 심양교회가 이제는 요령성선교를 위해 헌신하는 것을 나눠주셨습니다. 새삼 잊고 있었던 사역을 꺼내셨는데 중국 선교 초창기에 교회를 세우고 섬겨 주었던 그곳에 15년 만에 다시 사역자들을 보내 선교를 했는데 그곳에 교회들이 아름답게 잘 성장해 있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열매는 내가 맺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 붙어 있을 때 하나님께서 맺게 해 주십니다. 지금 보이지 않는다고 열매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열매는 자라야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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