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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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전쯤 김영진 목자님과 함께 UCI Medical Center를 찾았을 때만 해도 김정수 아버님은 건강해 보이셨습니다. 손에 군데군데 피가 뭉쳐 있었던 것이 피 멍처럼 보였기 했지만 예배를 드리며 찬양을 드릴 때에도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정수 아버님은 급성 백혈병이라고 하셨습니다. 몸이 피곤하고 자주 쓰러지셔서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았는데 Leukemia 급성 백혈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혈액 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받기 전이어서 그런지 온 가족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건강한 모습이셔서 왜 병실에 입원해 계실까 하는 의문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처음 목자님께서 저보고는 “요즘 교회를 잘 안 다니셔서 목사님 가셔서 복음을 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셔서 복음을 모르시는 분 인줄 알았습니다. 아버님을 뵙고 복음을 설명하자 자신도 목회자이었음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청년 시절에 평양에 있는 성화 신학교에 입학해서 감리교 신학을 졸업하시고 경남에서 젊은 시절에 10여 년 동안 목회를 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저에게 지나가는 소리로 “당신께서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목회 현장을 떠나지 않고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해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러한 아쉬움이 있어서인지 김영진 목자님을 보시면서 우리 집안에서 가장 진실하게 예수님을 믿는 아들이라고 칭찬을 해 주셨습니다.

아버님께서는 목회 현장을 떠난 후 결혼을 하시고, 자녀들을 3남 1녀를 두셨는데 그 중 둘째 아드님이 김영진(윤정) 목자입니다.

병상에서 시편 23편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으로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으로 인도하시리로다…….” 예배를 마치고나서 아버님께서 저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목사님은 참 거짓이 없는 분 같습니다. 이렇게 먼 길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버님께서는 짧은 예배를 통해서 주님 앞에 끝까지 충성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는지 하나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시편 23편의 말씀처럼 여호와께서 목자가 되어 주셔서 지난 세월동안 때로는 푸른 초장으로 때로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주님은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로 함께 하셨을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목자가 되셔서 우리를 버려두지도, 포기하지도 않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버님께서 병상에 투병하시면서 이 말씀을 함께 외우시기를 권면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아버님께서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3주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감염되어서인지 많이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의식도 없으셔서 저를 잠시 알아보시고는 곧 의식을 잃으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버님과 마지막 나눈 말씀이 영원한 천국이었습니다. 계시록 21장에서 영생의 소망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김정수 아버님의 천국 환송예배를 드립니다. 우리가 믿고, 바라 왔던 대로 지금은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성경의 약속을 누리실 그분을 환송해 드릴 것입니다. 우리도 머지않은 그날 그곳에서 다시 만나 함께 영원히 살아계신 좋으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하신 영생의 위로가 가족들과 성도 여러분께 함께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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