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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칼럼 - 바쁜데 듣다 (박세진 목사)
2024.11.09 23:07
이전 칼럼에서 어린이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아이들이 마치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선생님 같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하나님의 진리를 발견할 때면 전에 읽었던 세계적으로 저명한 기독교 학자들의 글이 떠오릅니다. 유명한 기독교 학자가 연구한 진리가 어린 아이들에게 녹아 있는 모습이 약함으로 강함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뜨거워지고는 합니다. 어린이들을 통해 배운 점을 저 혼자 꼭 품고 있으려다가 여러분에게 조금 나누어 드립니다.
아이들은 참 부단히도 움직입니다. Whole Body Listening이라는 온 몸으로 듣는 연습을 하자고 하면서 손과 발은 가지런히 하라고 매주 설득해도 꼼지락 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몸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도 생명력 넘치는 뿌리처럼 이 생각 저 생각 얽혀서 펼쳐 집니다. 간단한 키워드에도 손을 들고 가족 얘기, 애완 동물 얘기, 학교 얘기를 늘어놓고는 합니다.(덕분에 제가 여러분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생동감 넘치는 아이들을 보면, 제 설교를 잘 듣고 있는지 궁금해져 예배 후에 오늘 무슨 내용이었는지 물어봅니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성경 이야기 속에 누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래서 제가 뭐라고 말했는지 꽤 정확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바쁘면서 언제 다 들었는지 감탄만 나옵니다. 저는 속으로 기쁜 마음을 숨기고 아이들이 온몸으로 하나님께 집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Whole body Listening을 강조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통해 바쁜 우리 삶 속에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태도를 돌아봅니다. 현대 사회의 우리 삶도 아이들의 몸과 생각처럼 역동적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눈 앞의 일이 끝나면 다른 일이 생겨나고, 한 문제 해결하면 정신없이 다른 문제가 일어납니다. 바빠도 이렇게 바쁠 수가 없지요.
하나님께 집중하는 삶은 애초에 여유로울 때 취미로 하는 일이 아니라 바쁘고 역동적인 삶 속에 하나님께 귀를 기울이는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칼빈은 종교 개혁을 이끌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명이라고 말하며 기독교인들의 직업 윤리를 바로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이 직업을 단순한 노동으로 여겼던 중세 시대에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큰 발전을 이루게 해주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가진 하나님에 대한 집중력은 하나님이 의도하신 발전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바빠서 운동을 못한다는 제 핑계에 트레이너님께서 완벽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어딨냐며 저를 다그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바쁜 와중에 말씀을 들어 저의 감탄을 샀던 우리 아이들처럼 우리도 바쁜 중에 하나님의 뜻에 귀 기울여 하나님의 감탄을 듣는 미라클 가족이 되기를 바랍니다.